사직서 양식을 찾는 검색은 대개 서식 파일 하나로 끝납니다. 그런데 막상 열어 보면 채워야 할 칸은 몇 개 되지 않고, 그중 퇴직일과 사유 두 칸에서 대부분 막힙니다. 마지막 근무일을 적는지 그 다음날을 적는지, 사유를 개인 사정이라고 써도 되는지가 실제 질문입니다. 이 글은 그 두 칸을 먼저 정리합니다.

법으로 정해진 사직서 서식은 없다

사직서 양식에는 법정 서식이 없습니다. 근로기준법 시행규칙에 별지 서식이 여러 개 있지만 사직서는 그 목록에 없습니다. 이름이 비슷한 근로계약 해지서 서식이 있기는 한데, 그 서식(별지 제19호서식)은 근로기준법 제67조 제2항에 따라 미성년자에게 불리한 근로계약을 해지할 때 지방고용노동청(지청)장이 직인을 찍어 내주는 행정 서식이어서, 근로자가 회사에 내는 사직서와는 쓰임이 다릅니다.

그래서 사직서 양식은 회사 취업규칙에 정해진 서식이 있으면 그것을 쓰고, 없으면 자유 양식으로 씁니다. 어떤 서식을 쓰든 담기는 내용은 같습니다 — 누가, 언제까지 근무하고, 언제 그만두며, 어떤 사유인지입니다.

퇴직일 칸 — 마지막 근무일의 다음날

가장 자주 틀리는 칸입니다.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에 달리 정한 것이 없다면 퇴직일에는 마지막으로 일한 날의 다음날을 적습니다. 8월 31일까지 근무했다면 퇴직일은 9월 1일입니다. 근로관계가 끝나는 시점을 적는 칸이지 마지막 출근일을 적는 칸이 아니기 때문이고, 고용노동부 행정해석도 마지막 근무를 한 다음날을 퇴직일로 봅니다.

다만 회사 서식의 칸 이름이 ‘최종 근무일’이나 ‘퇴사일’로 돼 있다면 그 칸에는 마지막 근무일을 그대로 적어야 하니, 칸 이름을 먼저 읽는 편이 안전합니다.

사직서 양식에서 제출일과 퇴직일도 서로 다른 날짜입니다. 제출일은 의사를 밝힌 날이고, 퇴직일은 근무를 마치기로 한 날의 다음날입니다. 두 날짜를 같게 적어 두면 인수인계 기간이나 남은 연차 처리에서 말이 어긋날 수 있습니다.

이 한 칸이 돈으로 이어지는 자리가 있습니다. 퇴직금은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이면 지급 대상이 아닌데(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단서), 퇴직일은 계속근로기간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2025년 9월 1일에 입사했다면 8월 31일까지 근무해 퇴직일이 9월 1일이 되어야 1년을 채웁니다.

칸 적는 것 예
제출일 사직 의사를 밝힌 날 8월 20일
마지막 근무일 실제로 일하는 마지막 날 8월 31일
퇴직일 마지막 근무일의 다음날 9월 1일

회사가 사직을 수리한 경우를 전제한 예입니다. 수리되지 않을 때의 기간은 아래 민법 제660조 부분을 보세요.

사유 칸이 실업급여를 정하지는 않는다

사유 칸에 한 줄 적었다고 실업급여 수급자격이 그 자리에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수급자격 인정 여부는 고용보험법 제43조 제2항에 따라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결정하고, 이직 사유로 수급자격을 제한하는 기준은 같은 법 제58조에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사직서 문구는 그 판단에 쓰이는 자료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만 자료인 만큼 실제와 다르게 적으면 나중에 불리해집니다. 회사 사정으로 나오는데 사유 칸에 개인 사정이라고만 적어 두면, 뒤에 다른 사실을 주장할 때 설명해야 할 것이 늘어납니다. 실제 있었던 일을 그대로 적는 편이 안전합니다.

스스로 그만두는 경우에도 법이 정한 사정에 해당하면 수급자격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어떤 사유가 어떤 조건과 함께 인정되는지는 자진퇴사 실업급여 글에 조문 기준으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회사가 사직서를 안 받아줄 때 — 민법 제660조

사직서를 내면 무조건 30일을 더 다녀야 한다고 알고 계신 경우가 많은데, 근로기준법 제26조가 정한 30일 예고는 회사가 근로자를 내보낼 때 지켜야 하는 규정입니다. 근로자가 그만두는 쪽은 민법을 봅니다.

기간을 정하지 않고 일하고 있다면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라 언제든지 해지를 통고할 수 있습니다. 제2항은 상대방이 통고를 받은 날부터 1개월이 지나면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고 정합니다. 월급처럼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경우에는 제3항이 적용됩니다. 통고를 받은 당기(當期) 다음의 한 임금지급기가 지나야 효력이 생깁니다. 임금 산정 기간이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인 회사에서 8월 중에 통고했다면 9월이 지난 10월 1일에 효력이 생기는 셈이어서 1개월보다 길어집니다. 고용노동부 예규 「퇴직의 효력발생시기」도 같은 기준을 적고 있습니다.

한 번 낸 사직서를 무를 수 있는지도 자주 묻습니다. 사직서가 근로계약을 끝내겠다는 해약 고지로 읽히면 회사에 닿은 뒤에는 회사 동의 없이 되돌릴 수 없고, 합의로 끝내자는 제안으로 읽히면 회사의 승낙이 나에게 닿기 전까지는 거둘 수 있습니다(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누7765 판결). 어느 쪽인지는 사직서에 적힌 내용과 낸 경위를 함께 보고 정해지므로, 마음이 흔들릴 여지가 있다면 내기 전에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경우는 민법 제661조를 함께 봐야 합니다.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계약기간 중에도 해지할 수 있지만, 그 사유가 한쪽의 과실로 생긴 것이라면 손해배상 문제가 남습니다.

퇴직 후 14일 — 금품 청산

사직서를 낸 다음에는 정산 시점도 같이 봐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36조를 보면, 지급 사유가 생긴 날부터 14일 안에 임금과 보상금을 비롯한 모든 금품을 내주도록 정합니다.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당사자 사이의 합의로 기한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 규정은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도 적용됩니다. 5인 미만이라 적용되지 않는 조항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근로기준법 시행령 별표 1), 금품 청산은 그 예외가 아닙니다. 퇴직금도 같은 14일 기준을 쓰는데 근거 법률은 다릅니다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1항이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정합니다.

쓰기 전에 정할 것

사직서 양식은 파일을 구하는 일보다 아래 다섯 가지를 먼저 정해 두는 쪽이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확인 기준
회사 서식이 있는가 취업규칙에 정해져 있으면 그 서식
퇴직일을 다음날로 적었는가 마지막 근무일 + 1일
사유가 실제와 같은가 회사 사정이면 그대로 적기
월급제인가 민법 제660조 제3항까지 확인
계약기간이 남았는가 민법 제661조도 함께 확인

퇴직의 효력발생시기 예규 원문 보기 ↗

회사가 먼저 그만두기를 권하는 상황이라면 사직서를 쓰기 전에 조건부터 따져야 합니다. 그 경우의 체크리스트는 권고사직위로금은 협상입니다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확인에 사용한 공식 출처

퇴직 시점이나 정산을 두고 회사와 말이 다르면 사업장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문의해 확인하는 것이 확실합니다. 본문은 확인일 기준 조문이며, 개별 사안의 판단은 계약 내용과 퇴직 경위를 함께 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