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해고를 꺼내면 누구나 같은 것을 먼저 묻습니다. 며칠부터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근로기준법에는 결근이라는 낱말이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숫자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말 자체가 없습니다. 실제로 다투게 되는 곳은 날수가 아니라 그날이 무단결근으로 잡히느냐이고, 아파서 못 나갔고 전화까지 했는데도 잡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이 정의하지 않는 무단결근

근로기준법에는 무단결근이 무엇인지 적은 조문이 없습니다. 어떤 경우를 무단결근으로 볼 것인지는 그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이 정합니다. 노조가 있는 곳이라면 단체협약부터 봐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상황이 회사마다 다르게 처리됩니다. 어디에서는 문자 한 통으로 끝나는 일이 다른 곳에서는 무단결근으로 잡힙니다. 내 회사 취업규칙에 결근을 어떻게 적어 두었는지부터 보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아팠어도 무단결근이 되는 두 경우

아팠다는 사실만으로는 정당한 결근이 되지 않습니다.

첫째, 취업규칙에 결근계를 내라고 적혀 있는 경우입니다. 질병이나 부득이한 사유로 결근할 때 미리 결근계를 내고 승낙을 받도록 하고, 전화나 구두로 사전 승낙을 받았다면 나중에 사유서를 붙인 결근계를 내도록 정해 두었다고 하겠습니다.

위 규정에 따른 결근계를 제출하지 않은 이상 실제로 질병 또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다거나 전화 또는 구두로 신고하여 사전승낙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무단결근으로 취급됩니다

진짜로 아팠고, 전화로 알렸고, 승낙까지 받았더라도 서류를 안 내면 무단결근이라는 뜻입니다.

둘째, 취업규칙에 결근 규정이 아예 없는 경우입니다. 이때도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다. 진실로 질병이나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더라도 객관적인 소명자료를 내는 등 적당한 방법으로 사용자의 사전 또는 사후 승인을 받아야 정당한 결근이 됩니다.

두 경우를 합치면 규칙이 하나로 모입니다. 아팠다는 사실이 아니라 알리고 남긴 기록이 결과를 정합니다. 진단서, 문자, 메일처럼 뒤에 꺼낼 수 있는 것을 남겨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취업규칙에 적힌 7일이 뜻하는 것

취업규칙이나 인사위원회 규정에 무단결근 7일 이상이면 징계해고 같은 조항이 있는 회사가 많습니다. 이 7일을 입사 이후 전부 합친 숫자로 읽으면 안 됩니다.

일정한 시간적 제한 없이 합계 7일 이상의 무단결근을 한 모든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기간 동안 누적해서 총 7일 이상의 무단결근을 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3년 전에 사흘, 올해 나흘을 빠졌다고 해서 합쳐 7일로 보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얼마 동안 쌓인 7일인지가 함께 걸립니다.

회사가 규정을 들어 일수를 말한다면 물어볼 것이 둘입니다. 그 조항이 취업규칙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어느 기간 동안의 며칠인지입니다.

취업규칙에 걸려도 남는 다툼의 여지

취업규칙 조항에 걸렸으니 끝났다고 보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취업규칙에 해고사유로 적혀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해고가 당연히 정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합니다.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어야 하고,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를 따로 판단합니다.

앞에서 7일을 좁혀 읽는다고 한 그 판결이 바로 그런 사건입니다. 무단결근과 지각으로 이미 징계를 받았던 근로자가 그 뒤 또 여러 차례 무단결근과 지각을 했고 작업장에서 안전모까지 쓰지 않았는데, 대법원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그 해고를 징계권 남용으로 봤습니다.

7일을 좁혀 읽는 까닭도 같습니다. 해고가 징계 가운데 가장 무거운 처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같은 조항에 걸리더라도 앞서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회사에 실제로 어떤 지장이 있었는지를 함께 봅니다.

상시 근로자가 5명 이상인 곳이라면 해고된 날부터 3개월 안에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낼 수 있습니다. 기한과 절차는 해고예고수당에 함께 정리해 두었습니다. 회사가 해고 대신 사직을 권하는 쪽으로 돌아섰다면 서명 전에 볼 것이 따로 있어서 권고사직 위로금에 순서대로 두었습니다.

법에 없는 숫자와 법에 있는 숫자

해고 쪽에는 일수가 없고 다른 쪽에는 있습니다. 어디에 선이 그어져 있는지를 알아 두면 무엇을 다툴 수 있는지가 보입니다.

무엇 법에 숫자가 어디에 적혀 있나
며칠 결근하면 해고인가 없다 취업규칙. 그것도 제한적으로 해석된다
실업급여가 막히는 결근 없다 고용보험법이 장기간이라고만 적었다
연차 15일이 생기는 출근율 있다 — 80퍼센트 근로기준법 제60조
해고를 미리 알려야 하는 기간 있다 — 30일 근로기준법 제26조

해고 절차 쪽은 따로 봐야 할 것이 많습니다. 예고 30일과 서면 통지, 그리고 5명 미만 사업장에서 달라지는 것까지는 해고예고수당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실업급여와 연차와 퇴직금

실업급여가 가장 큽니다. 고용보험법 제58조는 중대한 귀책사유로 해고된 사람의 수급자격을 제한하는데, 그 사유 가운데 하나가 장기간 무단결근입니다. 조건이 셋 더 붙습니다. 정당한 사유가 없어야 하고,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을 위반한 것이어야 하고,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그렇게 인정해야 합니다. 취업규칙이 실업급여 판단에도 고리가 됩니다. 장기간이 며칠인지는 조문에 없어 사안마다 판단이 다릅니다. 막힌다고도 나온다고도 잘라 말하기 어려운 까닭입니다. 자기 사정으로 그만둘 때의 수급 요건은 자진퇴사 실업급여에 사유별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연차는 반대로 선이 분명합니다. 업무상 부상이나 출산휴가처럼 출근한 것으로 쳐 주는 기간이 따로 있는데 무단결근은 그 목록에 없습니다. 1년 출근율이 그만큼 내려가고 그해에 생길 일수가 달라집니다. 며칠이 어떻게 생기는지는 연차 발생 기준에 표로 두었습니다.

퇴직금은 내려가되 바닥이 있습니다. 퇴직금은 평균임금으로 구하고, 평균임금은 직전 3개월 치 임금을 그 기간 날수로 나눈 하루치인데, 결근한 날에는 임금이 안 나오므로 나누어 얻는 값이 작아집니다. 다만 근로기준법 제2조에 바닥이 정해져 있습니다. 계산한 평균임금이 통상임금에 못 미치면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봅니다. 결근이 아무리 많아도 그 아래로는 안 내려갑니다. 언제까지 받아야 하는지는 퇴직금 지급기한에 있습니다.

지금 확인할 것

  •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사후에 사유서를 붙인 결근계까지 내라고 적혀 있는지 — 그렇다면 전화로 알린 것만으로는 모자란다
  • 못 나간 날마다 남긴 기록이 있는지 — 진단서, 문자, 메일
  • 회사가 일수를 말한다면 어느 기간 동안의 며칠인지 — 평생 합계가 아니다
  • 그 조항이 취업규칙 몇 조에 있는지 — 법에는 없는 숫자다
  • 해고 통보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받았는지 — 날짜와 형식을 적어 둔다
  • 통상임금이 얼마인지 — 퇴직금이 깎여도 그 아래로는 안 내려간다

확인에 사용한 공식 출처